Shaun Of The Dead.

영화. 2005. 8. 17. 00:28


그대, 이 영화의 장르가 뭔지 아는가? 자그만치 '액션, 코미디, 공포, 판타지, 멜로/애정/로맨스'다! 처음엔 좀비 3부작을 패러디한 그저그런 3류 영화인 줄 알고 거들떠도 안봤는데, 보고나서는 어찌 그런 몹쓸 생각을 했었는지 깊이 반성했다. 그런데 정말 "새벽의 황당한 저주"라는 네이밍 센스는 할 말이 없다.. 제목을 왜 이따위로..-.-;;;;

피식피식 웃음을 선사한다. 액션영화에서뿐만 아니라 재난영화나 좀비영화에까지도 종횡무진하던 영웅에게 꽤나 질려있었던지 이 영화는 너무나 신선하게 느껴진다. 그래,, 우리가 총을 언제 만져보기나 했나. 거기다 상황판단 정확하고 빠르며 냉철하고 이성적인 리더를 만나는 일이 그리 쉽나. 차라리 내가 그런 리더가 되는 확률이 더 높다고 본다..-_-

그런데 비해 '숀'은 너무나 어리숙하고 둔하며 능력보다 의지가 훠얼씬 강한 우리 주변의 소시민 같다. 그가 리더가 된 이유도 능력이 좋아서라기 보다는 챙겨야 할 사람을 골고루 모으다보니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팀원관계의 정점이 자신인지라 절로 그리 된었다고 보는게 옳은 말 같다. 인간미도 느껴지는데 살짝 귀엽기까지 하다..;;; 거리에 좀비들이 그렇게 활개치고 다녀도 무신경해서 알아차리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등장인물들의 모습들도 굉장히 설득력있었고 좀비들 사이에서 좀비흉내를 내며 움직이는 장면에선 정말이지 웃겨 죽는 줄 알았다. 그리고 만약 좀비들이 이 영화에서처럼 느릿느릿하고 어벙하다면 왠지 나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

미운 인물들도 등장한다. '데이빗'이었나,, 왕소심하고 매번 도움은 못줄망정 사사건건 불만에 부정적이고.. 정말 그 캐릭터를 보는 것 자체로도 짜증이 날 정도였다. '데이빗'이 좀비에게 잡혀 내장이 뜯길 때, 속이 시원하더라..;; 그리고 솔직히 '에드'도 그리 정이 가는 타입은 아니었다. 맘 좋은 건 알지만 그 덩치에 그러고 다니는 녀석이 있다면 난 당장 절교다! 좀 씁쓸한 장면도 있다. 상황이 종료되고 좀비에 대한 처사에 말이다. 차라리 깔끔하게 죽여주지..-_-^ 이런 부분 말고도 영화 중간중간에 '비틀어대기'가 상당히 많이 존재한다.



잊을 때 쯤 한번 더 보고싶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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