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금자씨.

영화. 2005. 7. 28. 22:18


영화?! 재.밌.다. 후반부에 전개의 방향이 갑자기 바뀌고나서부터는 알 수 없게 약간 답답하고 조금 늘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지만, 그 전까지는 정말 숨 죽이면서 봤다. 그저, 유괴로 13년동안 옥살이 했던 그녀가 백선생에게 복수한다는 정도의 사전지식 밖에 없었긴 해도 사건이 예상 밖의 전환을 맞고 흘러가는 바람에 얘기를 따라가기도 바빴을 거다. 뭐랄까,, 얘기가 통통 튄다고 할까. 유머감각도 풍부하다. 영화를 보다가 눈물을 흘리면서 막 웃는 경험, 오랜만이었다..;;;

속죄. 그녀가 속죄의 방법으로 선택한 것은 복수였다. 결국 속죄받지는 못했지만. 하지만 어쩌면,, 하얀 눈이 내리는 골목에서 새하얀 두부케잌을 들고 제니와 근식과 함께 맞는 그 밤은 이미 그녀의 속죄를 허락했는지도. 친절한 금자씨와 마녀 금자씨,, 과연 그녀는 어느 쪽이었던 걸까. 솔직히 난 도대체 이금자의 캐릭터를 모르겠다. 파악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확실한 건 이영애가 아니었다면 아니,, 이영애의 금자씨 말고는 전혀 상상을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친절함의 막을 내리고 사악하게 웃는 듯 하다 묘하게 지푸리며 간간히 슬픔을 내보이던 그 표정은...-_-v



하지만 더 이상은 모르겠다. 거의다 재미있게들 보지만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많이 갈리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절한 금자씨"는 나에게 이런 영화가 되었다. 인상깊고 흥미로운 영화이지만 다시 보고싶지는 않은 영화. 아니, 다시 보고싶지만 감히 손이 가지않는 그런 영화 말이다.

잔인했다. 얼마 전에 본 "아일랜드"에선 수십명이 죽어나가도 잔인하다고 느끼지 않았고, "올드보이"와 비교해도 세발의 피 정도인데, 이 영화에선 곧 일어날 사건 직전에 느껴지는 그 공포와 불안감 때문에 장난아니었다. 특히 폐교안에서 벌하기 위해 사람들이 준비하는 부분에서는 더이상 보면 안될 것 같다고, 극장을 나가고 싶다는 충동까지 느꼈다. 정말 이런 느낌 처음이었다. 고인 핏물을 양동이에 붓는 장면은 또 어떻고.. 첫 장면에 피같이 빨갛고 끈적한 소스와 겹쳐 현기증이 날 정도였다.

이상하다. 박찬욱의 영화는 왠지 현실적이라 느껴지지 않는다. 판타지 같다. 그런데 난 다른 영화보다 잔인함을 더 공포스럽게 느낀다. 화면 속에 폭력이 가해지는 장면이나 상처의 부위가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으면 웬만해선 느끼지 않는데, 그의 전작도 그랬고 박찬욱 감독의 스타일이나 호흡이 나에게 그런 공포와 불안감을 일으키게 하나보다. 





김시후,, 벌써 다 컷구나. 귀엽더라. 얼른 떠야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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