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전쟁.

영화. 2005. 7. 9. 22:55


영화보기 전에도 참 투덜투덜 거렸지만 제목이 참.. 그렇다. 정말 19세기 느낌이 풀풀 나는 까닭도 있었고 영화를 보고나니 인간들이 일방적으로 당하기에 솔직히 '전쟁' 보다는 '참살' 쪽이 더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스필버그의 목적은 단 하나! 관객들을 극도의 공포와 불안으로 휩싸인 그들 속으로 몰아넣기. 극장에서 보지 않는다면 이미 절반은 버린 셈. 온몸을 진동시키는 사운드와 화면 한가득 휘젓는 트라이포드를 놓치게 되니 말이다. 거기다 스필버그의 서스펜스는 어찌나 사람을 숨막히게 하는지! 외계인의 정체가 생각보다 빨리 등장한다. 시작하고 30분도 안되어 모습을 들어냄에도 2시간이 어찌나 빨리 가던지.. 영화를 보면서 이렇게까지 시간가는 줄 몰랐던 때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서로 차를 타기 위해 서로 싸우는 사람들을 볼 땐 소름이 돋을 정도였고, 세상이 빨간 피색으로 물들어 있는 장면은 왠지 유화작품 같아 인상 깊었다.

그리고 마음에 드는 것은 영웅이 없다는 것. 정확하게 말하자면 '톰 크루즈'가 세계를, 전 인류를, 미국을 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가 희망없는 하역 노동자 역을 맡았다기에 처음엔 안어울린다고, 매치가 안된다고 생각했었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갈팡질팡 아이들과 교감하지 못하고 겉돌며, 아들 말마따나 뭘 해야될지 모른 채 아무 생각없이 전아내가 있는 보스톤을 무작정 찾아가는 것 같아 왠지 더 필사적이라 느꼈다고 할까. 뭐, 본의아니게 트라이포드 하나를 없애긴 했지만 그의 전력에 비하면 이 쯤이야. 마지막에 '톰 크루즈'가 쪼끔 불쌍하기도 했다.

뭐, 결말은.. 이미 알고 갔었던지라 '그래, 당신의 목적은 우리에게 극도의 공포와 절망을 경험하게 하는거였어..'라고 스스로 겸허하게 받아들리려 노력했다. 아아아앗ㅡ 아무리 그래도 이 정도의 후다닥 결말은 너무 했다고..ㅠ_ㅠ






- "숨바꼭질" 때도 느꼈지만 '다코타 패닝'의 '비명 지르기'와 '겁에 질린 눈망울 초롱초롱'은 사람 가슴 떨리게 하는 데 뭔가 있다. 94년생이던데 벌써부터 느껴지는 아우라가 장난아니다. 거기다 '톰 크루즈'와 나란히 한 컷에 잡힐 때는 정말 그림이 되는 듯. '팀 로빈스'가 그녀를 바라볼 때면 너무나 위험한 기운이..-.-;;;


- 이건 정말 반전이었는데 외계인, 귀엽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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