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 오브 라이즈.

영화. 2008. 10. 26. 17:29


'리들리 스콧' 감독의 걸작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2시간20분이 전혀 지루하지 않고 재밌었는데, 많은 관객들이 투덜거리면서 나갔다. 내용에 있어서는 워낙 민감한 소재고 주제다 보니 뭐라 함부로 말할 건 아니고.. 내러티브에 있어선 식상한 점이 없는 건 아니지만 적과 동지의 경계가 없는, 정의의 영역이 과연 어디인지 알 수 없는 아슬아슬하고 위험한 세계를 그린 액션 아닌 스릴러를 즐기기엔 충분했다. 난 정말 홍보할 때 영화장르를 교묘히 바꿔버리는 그런 만행은 제발 사라져야 한다고 본다!


이 영화를 보면서 기뻣던 것은, 어렸을 적 나를 영화의 세계로 입문하게 만든 디카프리오가 드디어 어중간한 미소년의 이미지를 벗고 중후한 멋이 물씬 풍기는 배우가 되었다는 점이다. 외모에 가려 폄하된 평가를 받는다고 여겨졌던 연기력도 이젠 빛이 나는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요르단 정보국장 '하비' 역을 맡은 마크 스트롱, 그의 카리스마에 눌려버렸다. 자신과 손 잡길 바라는 사람에게 조건이자 경고로 'Never lie to me'라고 지긋이 말하는 순간, 이 사람을 배신하는 순간 살아남을 수 없겠구나.. 정말 무서운 사람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디카프리오가 정보국장의 눈을 바라보며 거짓말을 하는 장면에선 팽팽한 긴장감과 동시에 디카프리오가 잠시 느꼈을 갈등과 고민, 초조함과 불안감이 전해져서 숨이 멎는 듯 했다. 그 장면, 절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