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땐 매년 여름이면 온가족이 거실에 이불을 펴고 누워선 TV에서 해주던 공포영화를 함께 보곤 했다. 지금 다시 본다면야 유치하고 별 것 아니겠지만, 그 당시엔 얼마나 무서웠던지 자다가 화장실에 가고싶어지면 아빠를 깨우기도 했다. 하긴,, 정말 어릴 때 이야기이다..;; 언제부터인가(아마도 초등학교 이후로.) 이런 즐거움이 사라졌기에 굉장히 아쉽다.
어릴 때 봤던 공포영화라 그런지 아직 기억하고 있을 정도로 인상깊었던 영화가 많다. 안타깝게도 제목이 기억나지는 않지만, 어떤 영화는 설정이 독특해서라든지 혹은 충격적이었던 한 컷만 뇌리에 박혀있다든지 여러 형태로 기억하고 있다.
- 아빠, 엄마, 그리고 어린 아들로 구성된 한 가족이 어떤 노부인이 사는 저택에 머물게 된다. 그 저택이 외진 곳에 있었던지라 아마도 방 밖으로 나오진 않던 그 노인을 돌봐주는 조건(엄마가 매 끼니를 갖다주었던 것 같다.)으로 휴가를 보낸 것 같다. 하지만 아빠는 심상치 않은 분위기(어떤 것이었는지는 전혀 생각나지 않지만,, 여튼..;;)를 느꼈고 가족들을 데리고 떠나려한다. 차를 타고 떠나려는 찰나에 엄마는 그 부인에게 마지막으로 인사를 해야겠다며 저택으로 들어가고, 시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자 아빠는 엄마를 데리러 간다. 아빠는 저택의 꼭대기 층의 방안 흔들의자에 앉아 창밖을 보고 있는 노인에게서 부인을 찾는다고 말을 걸었고, 내 기억 상으로 그 다음 컷으로 저택 밖, 아들 옆에 주차되어있던 차 위로 아빠가 떨어진다. 이 장면, 정말 충격적이었다. 아마 그 꼬마가 느꼈을 공포가 전이되어서 그런게 아닐까 싶다.
- 학자가 어떤 뼈를 발견했는데 물에 손가락뼈 하나를 담궈났더니 뼈에 살이 오르기 시작한다. 이때 나머지 다른 뼈들은 마차로 운반되고 있었는데, 마차는 전복되었고 때마침 비가 오기 시작한다. 기억나는 것은 여기까지..;; 설정이 꽤나 인상깊었었나 보다. 운반되던 그 뼈에 살이 오를 것을 상상하며 무서워했던 것 같다.
- 이번엔 흡혈귀 물. 다른건 전혀 기억나지 않지만 아뭏든 여차저차 해서 어떤 남자가 흡혈귀들 틈에서 겨우 한 여자를 데리고 탈출한다. 마지막에 안심하고 문을 닫았는데 그 여자가 갑자기 흡혈귀를 변해 남자를 덮치는 장면으로 끝을 맺는다. 긴장이 풀리는 순간 갑자기 돌변한 그 여인(특히,, 그 이빨은..-.-;;;)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그래서 이 장면만 기억하나 보다.
- 여러가지 영화들을 혼합하여 기억하고 있기도 하다. 엄마와 어린 아이가 새로 이사한 집에 이상한 일이 생기기 시작한다. 부엌 바닥에 둔 물건들이 저절로 움직이기도 했고, 그래서 애들이 그걸로 썰매 비슷하게 타고 놀기도 한다..;; 방 안에 물건들이 난장판으로 붕 떠있기도 했고, 침대 가운데가 갑자기 함몰되면서 다른 세계로 연결 되기도했다. 어떤 장면은 엄마가 다른 세계(어떤 세계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에서 아들을 구해 오는데, 온 몸이 피투성이였고 동그란 구멍에서 줄을 잡고 겨우 빠져나왔다. 흠.. 이게 모두 같은 영화인지는 알 수가 없다..-_-
- 인간만한 개미가 인간을 위협하는 영화도 있었다. 인상깊은 장면은 여왕개미 같은 게 이상한 기체를 내뿜으면서 인간을 세뇌시키는 것이었다. 세뇌 후 사람들은 "개미를 좋아한다, 개미를 좋아한다." 뭐,, 이런 식(..;;)의 대사를 웅얼거렸고 그 것을 본 한 여자는 그 세뇌실에 가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친다. 그러고보니 이런 영화도 있었구나. 고등학생 쯤 되어보이는 애들이 단체로 숲 속에 놀러갔다가 딱정벌레 같은 이상한 벌레한테 습격당한다. 그 벌레한테 당한 한 남자아이 등이 갈라지고 터지면서 또다른 벌레가 나오고 그랬는데..;;;;
- 이건 엄마아빠가 보던 비디오였던 것 같다. 친구들과 함께 집에서 자다가 이상한 소리에 잠을 깬 후 밖으로 나왔는데 손에 길다란 쇠고랑?!,, 여튼 긴 쇠를 달고있는 이상한 놈이 배를 할퀸다. 그건 악몽이었고 순간 잠에서 깼지만 실제로 배에 상처가 났고 피가 나고있어 주위 친구들과 함께 비명을 지르며 난리를 친다. 여기까지 봤다. 무서워서 보다 잤다ㅋ
흠... 이것 말고 또 어떤 공포영화가 있었을까.
- 이 포스터는 두번째 뼈다귀 영화의 것으로 추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