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일기.

영화. 2005. 5. 22. 22:49


기대를 많이 하고 간 것도 아니었는데,, 약간 실망했다고 할까..

광활한 설원과 송강호, 유지태 등 그 엄청난 베이스를 깔아 놓고도 뭔가 허전한 느낌. 러닝 타임 내내 흐르는 긴장감과 공포, 그리고 남극이 주는 무언의 압박같은 분위기는 정말 생생하게 느껴지는데, 깔끔함 혹은 명쾌함이 부족했다. 물론 관객에게 일일이 모든 것을 설명하는 그런 친절한 영화도 사양이지만, 이 영화는 큰 뜻을 품은데 비해 관객들이 이해의 단서로서 이용할만한 정보와 설명을 너무 감췄다. 그래서인지 무엇보다 등장인물들의 감정선들에 공감하거나 이입하기가 힘들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송강호의 '아들-남극(도달불능점)-집착-광기'라는 이 연결선들이 오밀조밀하게 연결되지 못하고 각각 덩그러니 놓여있는 것 같았다. 거기다 대사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고, 특히나 오늘은 극장의 음향상태가 그다지 좋지않아 굉장히 답답한 상태에서 영화를 봤다.

하지만 매력적인 부분들도 적지 않다. 특히 송강호, 유지태의 연기는 뭐.. 그의 그 섬뜻한 웃음은 아마 잊지 못할 것이다..;; 처음 영화가 끝나고 나올 때는 굉장히 의아스러웠는데, 다른 사람들의 리뷰를 읽고나니 심리극이라는데 공감가는 점도 많고 그로 인해 한번 더 볼까하는 생각도 든다.


정말 광기의 주인공은 남극이었는가.










- 끝까지 궁금한 점 몇가지.
한 대원이 크로바스에 빠져 로프로 구하려할 때 나눴던 대화가, 송강호가 어디를 다쳤냐고 물어 허리를 다쳤다는 대화였는가 or 어디냐고 물어 모른다는 대화였는가. 마지막 유지태의 손에 반짝였던 것은 라이터였을까 or ELT였을까. ELT였다면, 정말 그렇다면, "너는 날 멈추게 했어야지."라는 대사가 강하게 다가오는데.

...그리고 구조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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