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센트.

영화. 2008. 9. 2. 23:03


골룸을 닮은, 인간의 변종 같은 괴물이 등장하기 전이 훨씬 공포스러웠고, 영화 자체도 훨씬 좋았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등장하고는 여인네들이 여전사처럼 변해 급작스러운 면이 없지 않았기에 많은 관객들이 피식거렸다;;

영화 중후반까지는 정말 숨 막히는 줄 알았다. 들어왔던 입구가 막혀버려 지도도 없이 잘 알려지지 않은 컴컴한 동굴을 빠져나가기 위해 몸부림치는 그들을 볼 때, 특히 좁은 길을 헤집고 기어 다니다 급기야 어깨가 끼여 오도가도 못한 주인공이 소리지르고 불안에 떨기 시작할 때 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조금만 폐쇄공포증이 있었더라면 이 영화를 다 보지 못하고 뛰쳐나갔겠구나! 온 사방이 바위와 흙으로 둘러쌓여 햇빛 한조각 들어오지 않고 길은 너무 좁아 한사람 만이 겨우 지나다닐 만한 곳을 카메라가 쫓아다니고 있으니 그 누가 갑갑하지 않고, 불안감을 느끼지 않으리오. 아니, 정확히 말한다면 불쾌감일 거다. 이들이 느끼고 있는 감정들이 전이되면서 느껴지는 불쾌감. 

영화 자체는 결말까지 인상깊었고 그 불안하고 불쾌한 감정들을 즐기면서 재밌게 봤는데 다시 보라면 절대 못 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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