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포가 정말정말 느린 영화다. 브래드 피트, 케이트 블란쳇, 틸다 스윈튼을 좋아하는 탓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스크린에 빠져들었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많이 지루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 아쉽기도 하다. 보통 사람들과는 달리 노인으로 태어나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 더 젊어지는 벤자민,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깨닫거나 터득하지 못하는 인생의 맛이나 진리, 혹은 세상살이를 받아들이고 대처하는 모습 등을 보여줬다면 영화가 뭔가 더 있어보이고 벤자민과 데이지의 삶과 관계, 선택을 관객들이 더 납득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영화가 슬플거란 생각은 보면서도 전혀 하지 않았는데 마지막에 어린 벤자민의 말한마디에 눈물이 왈칵 쏟아지려 했다. 많은 사람들이 훌쩍거리더라.


06년도 바벨 이후로 작품을 보지 않아 그저 남들처럼 졸리의 남편으로만 생각했던 브래드 피트였건만.. 역시나 어린 나를 영화의 세계로 인도했던 그의 힘은 여전하긴 했다. 처음 그의 나래이션이 등장하자 숨이 턱 막히는 듯 했고, 점점 젊어져 30대, 20대의 모습으로 등장할 땐 가슴이 너무 설레어 스크린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순간 '조블랙의 사랑'이 떠올라 그의 젊은 시절을 회상했다. 흑, 그가 점점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 슬픈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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