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쥐.

영화. 2009. 6. 28. 15:54

난 사실 박찬욱 감독의 영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그의 영화가 개봉하면 극장가서 꼭 본다. 심지어 두번씩 보는 것도 있다. 상영시간 내내 전혀 지루해하지 않고 정말 재밌게 본다. 하지만 뭐랄까, 그의 영화를 좋아한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나의 취향이 아닌걸까.

여러가지 일이 있어 차일피일 미루다 겨우 막차로 본게 되었는데, 아아아아ㅠㅠㅠㅠ  극장에서 안 봤으면 평생 후회했을거라는 생각이 끊임없이 들었다. '박쥐'는 소재부터 배우, 음악, 시나리오, 영상미까지 전부 내 마음에 들었다. 중간중간 터져주는 유머도 한몫 했다. 꼭 한번 더 극장에서 볼테다!



사제복을 입은 송강호의 뱀파이어 전후로 변화하는 모습도 좋았지만 김해숙과 신하균의 소름끼치는 모자의 연기는 등장시간이 작고 이야기의 주축도 아니지만 영화 전체를 지배하는 듯 인상깊다.

그리고 난 무엇보다 올해 최고의 여배우를 꼽으라면 김혜자 대신 김옥빈을 꼽겠다! 억눌려 있던 욕망과 쾌락을 깨우고 누구도 제어할 수 없는 힘을 내어주자 거칠 것 없이 세상을 내지르던 모습도, 모자에게 강아지 대접받을 때의 그 칼날 서 있던 눈빛도, 죄책감과 원망으로 불안에 떨던 그 모습도, 무엇 하나 정상적인 것 같지 않은 그녀의 모습에 난 완전히 반해 버렸다.



마지막으로 오랫동안 당신과 행복하게 살고싶었다는 그의 말과 그동안 즐거웠다는 그녀의 말에 울컥 눈물이 났다.

음,, 그리고 다시 한번 느낀 거지만 난 정말 뱀파이어의 소재를 좋아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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