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사실 마이클 잭슨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 그 세대도 아닐 뿐더러, 그저 그의 히트곡을 들으면 간간히 아는 정도. 그의 사망 소식 후 이모께 여쭈어 보았다. 그 당시 "외국 = 미국" 수준이었던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식 속에 "팝 = 마이클 잭슨" 이었단다. 그래서 그에 대한 호불호와 상관없이 많이 이의 마음을 울리고 있을거라는. 난 그저 '아, 그렇구나' 했다.

mbc에서 추모기념 '불멸의 라이브'를 방영한다고 했을 때 그냥 봐야겠다는 의무감이 일었다. 그래서 봤다. 놀라움과 경외심이 멈추지 않았다. 1990년대 초반에 이런 공연을 했다는 것 자체도 믿을 수 없었고 그의 음악과, 댄스와, 파워와, 카리스마, 그 어느 것 하나도 빠지지 않는 공연이었다. 그의 열정과 진심이 브라운관을 거쳐 나에게 100% 전해지는 듯 했다.

공연장을 꽉 메우고도 남을 관객들. 그들의 눈물을 보니 갑자기 나도 눈물이 나려고 했다. 팬심을 나도 알고, 느껴봤고, 이해할 수 있으니깐. 나도 공연장에서 왈칵 쏟아지는 눈물을 경험해 봤으니깐.

'Black or White'와 'Heal The World'와 같은 곡들이 흘러 나오자 슬퍼졌다. 그의 사생할에 대해 잘 모르지만, 어쨌든 이 공연에서만큼은 이렇게 아이들을 사랑하고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희망과 열정과 사랑이 가득한 사람이 추잡한 루머와 편견으로 상처를 받았다는 생각이 하니 정말 가슴이 아팠다.

이제는 부디 평안하길.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