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나이트.

영화. 2008. 8. 22. 19:47

아주 오랜만에 극장에서 두번 본 영화.

영화가 굉장히 암울하다. 출구 없는, 타락한 세상의 끝에 와 있는 듯 숨이 턱턱 막힌다. 2시간30분이라는 긴 시간을 숨 돌릴 틈 없이, 조커의 전지전능함을 의아해 할 새도 없이 자꾸 사건을 터뜨려 관객들을 몰아댄다.

이번 배트맨 영화에서 또 하나의 압권은 바로 음악! 묵직하면서도 사람의 신경을 긁는 듯한 날카로움이 암흑만이 느껴지는 긴장감을 더욱 고조시킨다. 빠져나갈 수 없는 지옥에 내 몸까지 깊속히 빨려들어가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조커는 순수한 악이다, 그 어떤 다른 동기도 없이 사람들 마음 속에 존재하는 그 악함을 지향하고 끄집어 내는. 말 그대로 카오스. 도대체 감독은 히스 레저의 어떤 모습에서 광기 어린 조커의 얼굴을 보았을까.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수줍고 내성적이던 그의 모습과 스크린에서의 완벽한 조커의 모습이 겹쳐지자 그가 이렇게 빨리 떠났다는 사실에 비통해지기까지 했다. 히스 레저의 조커는 광기도, 흉측한 입술의 흉터도, 쩝쩝거리던 그 음흉함도 아닌 슬픔으로 날 더 지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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