퀼스.

영화. 2008. 5. 10. 00:55


- 어릴 적에 봤을 때도 그리 자극적이지 않았는데, 지금도 여전하다. 난 이번에 보자마자 제프리 러쉬, 케이트 윈슬렛, 호아킨 피닉스, 마이클 케인 등 이렇게 쟁쟁한 배우들을 두고 어찌 이런 밍숭맹숭한 뒷맛 남지 않는 영화를 만들었을까 싶던데, 모 사이트 평점과 리뷰가 모두 찬사 일색이라 좀 놀라웠다.

 - 대학와서 사드의 전기를 읽은 적이 있다. 지금 그가 떨치고 있는 악명에 비해 참 별로였던 인생이었다. 오히려 급변했던 프랑스 역사 속에 목숨 부지를 위한 철새같은 인생이었다는 감상만이 강하게 남아있다. 영화에선 꼭 그가 혁명가, 더 나아가 순교자처럼 그려지던데 내가 생각하기에 그가 추구했던 에로티시즘이나 새디즘같은 건 그가 썼던 소설에만 녹아있는 듯.

 - 끝날 즈음, 호아킨 피닉스가 감옥 너머 젖은 머리를 찰랑거리며 펜을 갈구하던 그 눈빛, 야밤에 가슴이 설렐 정도였다. 남은 건 이 장면을 꼭 구하리라는 내 신념, 이것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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