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른들을 위한 슬프고도 잔혹한 동화.

- 이 영화, 개봉하고 엄청 욕먹었고, 나 또한 보고나니 욕 먹을만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해리포터' 같은 판타지영화인 양 편집된 예고편만을 접하고 보러왔을 사람들의 배신감이 어떠했겠는가! 어느 정도 알고 봤던 나도 이 정도일거라 상상도 못했는데 말이다. 여기에 바로 '판의 미로'에 대한 대중의 평들이 극과 극으로 나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식의 의도된 홍보와 예고편으로 많은 사람들을 낚은 영화가 몇 달 전에 또 있었으니 그건 마로 '바벨'이었다. 다들 액션영화인지 알고 보러왔다가 다들 욕하며 나갔다;; 사람들의 흥미를 끌만한 부분만 편집하여 예고편을 만들어 놓고 '예고편에 나온 장면 말고는 볼 것도 없더라'라는 말을 내뱉게 하는 것까지는 이해를 하겠는데 제발 영화의 장르를 바꾸는 홍보나 예고편만은 자제를 해줬으면 좋겠다.

- 한번 보고 영화가 마음에 들면 DVD를 사려고 했었는데 지금은 망설이는 중이다. 정말 잘 만든 좋은 영화라는 믿음에는 변화가 없지만, 내가 다시 이 영화를 보기가 쉽지가 않을 것 같아서이다. 극장에서 보지 못한 걸 여지껏 아쉽게 여기고 있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극장의 큰 화면에 음향효과까지 더해졌더라면 난 아마 펑펑 울며 나왔을지도 모른다. 오필리아가 처한 빠져나올 수 없었던 냉혹한 현실에서 느꼈던 가슴이 턱턱 막히는 듯한 답답함이, 그리고 오필리아가 결국에 맞게 된 슬픈 결말이 며칠이고 계속 머리 속을 빙빙 돌아다닐 것 같다.

- 난 그 판타지 세계가 실제 존재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스페인 내전 중 게릴라와의 전쟁이라는 현실과 오필리아의 환상이 절묘하게 어울려 이 영화가 더 특별한 것이고. 그래서 또 오필리아가 더 불쌍하고 안쓰럽지만. 하지만 그 애를 생각해주고 그 애를 위해 울어 준 사람이 메르세데스 한 사람이라도 있었던 것에 위안을 삼는다.

- 아아,, 진짜 오필리아가 너무너무 불쌍해..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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