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쉬는 피사체의 진실된 본연의 모습을 끌어내기 위해 무엇을 질문했을까. 피사체는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말에 어떤 생각으로 어떤 표정을 지었고 어떠 대답을 하였을까. 사진을 찍는 동안 방 안의 공기, 방 안의 분위기는 어떠했을까.

귀에 익고 눈에 익었던 위인, 그리고 유명인들을 카쉬만의 독특한 기법으로 촬영한 사진을 통해 보는 것도 물론 좋았지만, 그들의 눈빛과 표정, 카쉬가 포착한 그들의 아우라와 분위기에서 내마음대로 상상하는 재미가 있었다. 조금 아쉬운 점도 있었다. 처칠이나 루돌프 누레예프처럼 사진을 찍던 순간의 일화가 더 많이 쓰여 있었다면 훨씬 재미있었을 걸. 아, 그럼 관람자들이 마음껏 상상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게 되는 것인지도.

날카로운 눈빛으로 상대방의 속까지 꿰뚫는 듯한 인물도 있고, 나이는 많지만 표정에 아이같은 미소와 보는 이로 하여금 포근함을 전해주는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인물도 있고, 나 같은 일반인은 도전히 알수 없는 심오한 아우라를 내뿜고 있는 듯한 인물도 있고.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오드리 햅번처럼 꾸미지 않아도 품위있고 우아함을 갖춘 사람이 되고 싶다고. 그리고 나이를 어느 정도 든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삶의 여유와 안정감을 전해주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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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베르테르의 기쁨

책. 2011. 5. 22. 02:09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씩 더 소중한 존재다.  -몽테뉴


1. 인기 없는 사람을 위하여 - 소크라테스
  모든 이의 의견을 다 존중할 필요도 없고 단지 몇 명만 존중하면 되고 다른 사람들은 무시해도 좋다는 사실, 훌륭한 의견은 존중하되 나쁜 의견은 그렇게 하지 않아도 좋다는 사실, 그것 참 멋진 원칙이라고 자네는 생각하지 않는가? 그리고 훌륭한 의견은 이해력을 가진 사람들의 것인 반면, 나쁜 의견은 이해력을 갖추지 못한 사람의 것이지... 그러니 훌륭한 나의 친구여, 우리는 사람들이 우리에 대해 어떤 말을 하든 마음 쓸 필요가 없소. 하지만 전문가들이 정의와 불공평의 문제에 대해 하는 말에는 신경을 써야 하오.

2. 돈이 없는 사람을 위하여 - 에피쿠로스
  욕망에 대해 말하자면, 어떤 것들은 자연스럽고 또 필요하다. 또 다른 것들은 자연스럽긴 하지만 불필요하다. 그리고 자연스럽지도, 필요하지도 않은 욕망도 있다. 결핍에서 오는 고통만 제거한다면 검소하기 짝이 없는 음식도 호화로운 식탁 못지않은 쾌락을 제공한다. 이미 인생의 황혼녘에 다다른 마당에 나는 원하노라. 죽음이 덮치기 전에 쾌락의 충만함을 축하할 훌륭한 송가를 하나 만들어 마음이 차분하게 정리된 사람들을 돕기를.

3. 좌절한 사람을 위하여 - 세네카
  사람이란 도대체 먼가? 약간의 충격, 약간의 타격에도 터지고 말 혈관... 자연 상태에서는 무방비하고 다른 사람의 도움에 의존하고, 운명의 여신이 내리는 모든 모욕에 고스란히 노출된, 허약하고 부서지기 쉽고 발가벗은 육체.
  그대는 말하겠지. '나는 그런 일이 일어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어.'라고. 그렇다면 그대는, 이미 그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두 눈으로 보았고, 그것이 다시 일어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 세상에는 일어나지 않을 수 있는 무엇인가가 있다고 생각한단 말인가?
  ...그리고 우리는 만물의 질서를 바꿀 수 없다... 우리의 영혼이 순응해야 하는 것은 이 (자연의) 법칙이다. 이 법칙을 우리는 따라야 하고, 이 법을 우리는 준수해야 한다... 당신이 개조시킬 수 없는 것이라면, 참는 것이 최선이다.

4. 부적절한 존재를 위하여 - 몽테뉴
  우리가 어리석은 짓을 했거나, 어리석은 말을 했다는 것을 아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우리는 보다 넉넉하고 중요한 교훈을 배워야 한다. 우리 인간은 한갓 멍청이에 지나지 않는다는 실을 할이다. 인간의 지혜라는 것이 안고 있는 지적 우둔함을 간파한 사람이면 누구나 놀랄 만한 이야깃거리를 갖게 될 것이다. 인간의 지력을 위대한 수준으로 끌어올렸던 그런 중요한 인물들에게서조차 그처럼 엄청난 잘못들을 발견할 때, 우리는 인간에 대해, 인간의 감각에 대해, 그리고 인간의 이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판단할 수 있게 된다.
  나는 사람이다. 인간에게서 흔히 발견되는 것치고 나에게 낯선 것은 아무것도 없다.

5. 상심한 사람을 위하여 - 쇼펜하우어
  사랑이란 것은... 성적 관심은 별도로 하더라도, 혐오스럽고, 경멸할 만하고, 심지어 상극으로까지 보이는 사람들에게 자신을 맡기게 만든다. 그러나 종(種)의 의지는 개인의 의지보다 훨씬 더 강하기 때문에 그 연인은 자신의 것과 상반되는 모든 특질들에 눈을 감아버리고, 모든 것을 간과하고, 모든 것을 그릇 판단하고, 자신의 열정의 대상과 자신을 영원히 묶어버린다. 그런 환상에 빠진 사람은 완전히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는데, 그 환상은 종의 의지가 다 충족되고 나면 금방 사라지고 이제 평생을 혐오하면서 살아야 할 파트너만 남게 된다. 바로 여기서, 매우 이성적이고 심지어 탁월하기까지 한 남자들이 종종 잔소리가 심하고 악마 같기도 한 여자들과 사는 이유, 그리고 그렇게 살면서도 왜 자신들이 그런 선택을 하게 되었는지를 인식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한 설명이 가능해진다.

6. 곤경에 처한 사람을 위하여 - 니체
  나와 약간이라도 인연을 맺고 있는 인간 존재들에게 나는 고통과 절망, 질병, 냉대, 결명이 내려지기를 바란다. 나는 그 사람들이 지독한 자기경멸과 자기분신의 고문, 패배당한 자의 열등감과 동떨어져 지내지 않기를 희망한다.
  가장 훌륭하고 가장 풍부한 결실을 남긴 사람들의 삶을 찬찬히 뜯어보면서, 그대 자신에게 악천후와 폭풍을 견디지 못하는 나무들이 앞으로 거목으로 훌쩍 자라 수 있을지를 한번 물어보라. 불운과 외부와 저항, 어떤 종류의 혐오, 질투, 완고함, 불신, 잔혹, 탐욕, 그리고 폭력, 이런 것들이 사실은 호의적인 조건에 속하지 않는지 곰곰 따져보라. 이런 것들을 경험하지 않고는 어떠한 위대한 미덕의 성장도 좀처럼 이룰 수 없지 않은가 말이다.
- 젊은 베르테르의 기쁨, 알랭 드 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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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가야할 길.

책. 2010. 10. 29. 08:37


  아이들은 자신들이 소중히 취급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또 그들 자신의 마음 깊이 존중받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 자신이 귀중한 존재임을 깨닫게 된다.
  자신을 스스로 존중하는 느낌은 정신 건강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며, 자기 훈련의 주춧돌이다. 이것은 부모 사랑의 직접적인 산물이다. 이러한 신념은 어렸을 때 얻여져야만 한다. 어른이 되어서 얻는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또한 어렸을 때 부모의 사랑을 통해 자기들이 귀중하다는 느낌을 가지게 되었을 때, 어른이 되어 파란곡절을 겪더라도 그러한 정신은 파괴되지 않는다. 스스로를 귀중하다고 느끼는 그런 감정이 자기 훈련의 주춧돌이 된다고 했는데, 자신이 귀중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언제나 자기를 돌보고 가꾸기 마련이다.

  어떤 것이든 살아 있는 것을 사랑해 보라. 사람이건, 동물이건, 식물이건 그것들은 언젠가 죽는다. 누구든지 믿어 보라. 당신은 상처를 입을지도 모른다. 누구에게든 의존을 해 보라. 그가 당신을 실망시킬지도 모른다. 애착은 고통이다.
  만약 어떤 사람이 고통을 감내하려고 하지 않는다면 그런 사람은 많은 것들을 삶에서 제외시켜야만 할 것이다. 즉, 아이들을 갖는다든지, 결혼, 섹스의 황홀감, 야망, 우정 등 인생을 생기 있게 하고 의미 있게 하고 중요하게 만드는 그 모든 것들을 말이다. 어떤 면으로 성장을 하든ㅡ그것이 고통이 되든지, 기쁨이 되든지ㅡ그것은 당신이 치러야 할 대가가 될 것이다. 충만한 생활은 고통을 배제할 수 없다. 우리는 삶을 충만하게 살든지 아니면 사람을 완전히 포기하든지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할 수 있을 뿐이다.
  인생의 본질은 변화, 즉 성장과 쇠퇴로 만든 한 벌의 투구와 갑옷이다. 생과 성장을 선택하라. 그것은 변화와 죽음의 가능성을 함께 선택한 것이다.
- 아직도 가야할 길, M.스캇 펙



 나의 정신과 나의 생각, 나의 마음을 어떨 땐 따뜻하게, 어떨 땐 냉철하게 다듬어 주는 책이다.
사랑, 종교, 은총..으로 포커스가 넘어가면서 약간 힘이 떨어지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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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겨라,

이 또한 지나가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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