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누아르전.

관심있어. 2009. 8. 11. 12:57


미술관을 가면 지면이나 화면상의 2차원적 느낌과는 전혀 다른, 손끝에서 만져지는 듯한 붓칠의 감촉이 느껴져서 정말 좋다. '아, 내가 정말 그림을 감상하고 있구나!'라고 실감한다고나 할까.

아마 누구나 미술관을 한바퀴 돌면서 '이게 르누아르의 작품이었구나'라고 생각을 많이 할 것이다. 그만큼 많은 작품들을, 그것도 자주 일상에서 접하게 된다.

위의 포스터의 배경인 "시골 무도회"도 실제로 보니 생각보다 큰 작품이었으며, 내가 참여하고 있다고 느껴질 정도로 편안함과 행복함이 가득한 무도회의 분위기가 생생하게 전해졌다. 하지만 무엇보다 내게 가장 깊은 인상을 남겼던 작품은 바로, 아래의 초상화. 무언의 눈빛으로 뭔가 내가 말을 걸고 있는 것 같으며, 지긋이 응시하고 있으면 마치 대화를 나누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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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

영화. 2009. 8. 10. 17:50





1. 역시 픽사. ^-^b

2. 풍선의 색감이 너무너무 예쁨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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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니카 수집, 변신 로봇의 활약, 선악의 완벽한 구분 등등등... 유아기적 로망을 골고루 많이 차용했다 치더라도 어떻게 이렇게까지 유치한 스토리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거기다 길기까지!! 정말정말 지루한 영화였다!!!

2. "sacrifice". 콘스탄틴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영화에서 들었던 대사를 이 영화에서 다시 듣게 되었다. 거짓말 안하고 정말 몸에서 소름이 돋는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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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사실 마이클 잭슨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 그 세대도 아닐 뿐더러, 그저 그의 히트곡을 들으면 간간히 아는 정도. 그의 사망 소식 후 이모께 여쭈어 보았다. 그 당시 "외국 = 미국" 수준이었던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식 속에 "팝 = 마이클 잭슨" 이었단다. 그래서 그에 대한 호불호와 상관없이 많이 이의 마음을 울리고 있을거라는. 난 그저 '아, 그렇구나' 했다.

mbc에서 추모기념 '불멸의 라이브'를 방영한다고 했을 때 그냥 봐야겠다는 의무감이 일었다. 그래서 봤다. 놀라움과 경외심이 멈추지 않았다. 1990년대 초반에 이런 공연을 했다는 것 자체도 믿을 수 없었고 그의 음악과, 댄스와, 파워와, 카리스마, 그 어느 것 하나도 빠지지 않는 공연이었다. 그의 열정과 진심이 브라운관을 거쳐 나에게 100% 전해지는 듯 했다.

공연장을 꽉 메우고도 남을 관객들. 그들의 눈물을 보니 갑자기 나도 눈물이 나려고 했다. 팬심을 나도 알고, 느껴봤고, 이해할 수 있으니깐. 나도 공연장에서 왈칵 쏟아지는 눈물을 경험해 봤으니깐.

'Black or White'와 'Heal The World'와 같은 곡들이 흘러 나오자 슬퍼졌다. 그의 사생할에 대해 잘 모르지만, 어쨌든 이 공연에서만큼은 이렇게 아이들을 사랑하고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희망과 열정과 사랑이 가득한 사람이 추잡한 루머와 편견으로 상처를 받았다는 생각이 하니 정말 가슴이 아팠다.

이제는 부디 평안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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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쥐.

영화. 2009. 6. 28. 15:54

난 사실 박찬욱 감독의 영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그의 영화가 개봉하면 극장가서 꼭 본다. 심지어 두번씩 보는 것도 있다. 상영시간 내내 전혀 지루해하지 않고 정말 재밌게 본다. 하지만 뭐랄까, 그의 영화를 좋아한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나의 취향이 아닌걸까.

여러가지 일이 있어 차일피일 미루다 겨우 막차로 본게 되었는데, 아아아아ㅠㅠㅠㅠ  극장에서 안 봤으면 평생 후회했을거라는 생각이 끊임없이 들었다. '박쥐'는 소재부터 배우, 음악, 시나리오, 영상미까지 전부 내 마음에 들었다. 중간중간 터져주는 유머도 한몫 했다. 꼭 한번 더 극장에서 볼테다!



사제복을 입은 송강호의 뱀파이어 전후로 변화하는 모습도 좋았지만 김해숙과 신하균의 소름끼치는 모자의 연기는 등장시간이 작고 이야기의 주축도 아니지만 영화 전체를 지배하는 듯 인상깊다.

그리고 난 무엇보다 올해 최고의 여배우를 꼽으라면 김혜자 대신 김옥빈을 꼽겠다! 억눌려 있던 욕망과 쾌락을 깨우고 누구도 제어할 수 없는 힘을 내어주자 거칠 것 없이 세상을 내지르던 모습도, 모자에게 강아지 대접받을 때의 그 칼날 서 있던 눈빛도, 죄책감과 원망으로 불안에 떨던 그 모습도, 무엇 하나 정상적인 것 같지 않은 그녀의 모습에 난 완전히 반해 버렸다.



마지막으로 오랫동안 당신과 행복하게 살고싶었다는 그의 말과 그동안 즐거웠다는 그녀의 말에 울컥 눈물이 났다.

음,, 그리고 다시 한번 느낀 거지만 난 정말 뱀파이어의 소재를 좋아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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