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제발 한번 쯤 내가 표를 던진 후보가 당선되는 선거를 치뤘음 하는 바람. 적고 보니 절대 작은 바람이 아니구나..;;


둘.
영화를 고르는 성향이 서로 비슷하여 보고싶은 영화가 극장에 걸리면 마음 편히 영화를 같이 볼 수 있는 그런 친구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 화제작이거나 좀 대중적인 영화는 상관없다, 어차피 다들 보게 되니깐. 하지만 조금만 인지도가 낮은 영화들은 참 불편하다. 그 사람은 알지도 못했거나 그냥 넘겨버릴 영화를 내가 보자 하여 함께 가게 된 경우 과연 나의 선택이 적절했는지, 내 옆의 이 사람은 재밌게 봤는지 신경쓰이지 않을 수 없다. 거기다 보통, 영화만 보고 헤어지면 머쓱한 상황이 연출되기 때문에 밥도 먹어야 하고 차도 마셔야 하고. 혼자 영화보기 싫어서 들여야 할 비용치고는 심적, 경제적, 시간적 타격이 만만찮다. 그래서 특별한 친구가 있기를 한번씩 바란다. 보고싶은 영화 눈치 안보고 보러가자고 할 수 있고, 엔딩크레딧까지 다 보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냥 그 시간을 음미하며 나올 수 있고, 영화를 함께 보는 것 자체가 자주 있는 일상이라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있는 그런 친구. 쓰고보니 조건이 참 까다롭구나. 3년 전만 해도 혼자 바람처럼 훌훌 다녔는데 영화를 혼자 보는 것도 습관인 것 같다. 차라리 그 습관을 살려내는 일이 친구를 만드는 일보다 훨씬 빠르고 나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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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야구가 참 흥미롭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전혀 관심이 없었고 가끔 스포츠 뉴스에서 롯데팀의 순위가 몇 위인지 확인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올해 갑자기 내 생활의 조그만한 일부분이 되어버렸다. 별 일 없으면 매일 생방송 중계도 채널 돌려가며 챙겨보고 결과 및 순위도 관심있게 체크한다. 아마도, 작년까지는 저녁에 집에 있는 시간이 전혀 없다가 올해 집에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아짐으로써 뭔가 시간을 보내고 즐길거리를 찾다가 이렇게 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이제는 혼자 야구경기를 보면서 잘 풀리지 않는 날이면 나도 모르게 탄식을 내뱉고, 경기가 없는 월요일이면 허전함을 느끼는 그런 경지가 되어버렸다. 

난 야구에 대해 잘 모른다. 룰도 지극히 기본적인 것만 알고 있었고, 그냥 작은 공을 하나 던지면 치면 되는 운동으로 인식했었다. 하지만 이제 투수가 공을 던지기 전의 그 숨막히는 긴장감과 공을 기다리는 타자와 투수 간의 치밀한 머리싸움을 조금씩 느끼고 이해한다. 경기를 보다보면 한번씩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을 가지 않고 바로 프로에 데뷔한 나보다 어린 투수들이 나와 공을 던진다. 그 때 마다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일을 당하고 있는 아이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던진 공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하니 투수로서 누군들 어깨가 무겁지 않으리. 하지만 '전 아직 경험이 많이 없어요'라고 쓰여진 듯한 얼굴을 하고 있는 것도 모자라 거기다 페이스가 무너져 공이 맘대로 던져지지 않는 그들이 화면에 등장하면 강한 연민이 생기는 동시에 보기가 힘들어 채널을 돌리고 만다. '어서 장성하여 진정한 프로가 되어라'는 덕담을 하며.

사람얼굴과 이름을 기억하는데 쥐약인 내가 야구 선수들을 알 리도 만무하다. 하지만 사람이 정말 즐기면 저절로 익히게 되는 것인지.. 먼저 귀여운 팬더같은 인상의 강민호 선수와 하체의 튼실함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던 이대호 선수, 롯데의 마스코트가 된 듯한 가르시아 선수를 알게 되었고, 다른 주전 선수들을 하나하나 알아갔다. 야구를 본지 5달만에 이제는 롯데 외 다른 팀 선수들의 얼굴이 조금씩 눈에 익기 시작한다. 역시 뭔가 터득하려면 즐겨야 한다는 거!

아버지가 롯데 팬이시다. 어릴 때 집에서 중계를 보심은 당연하고 등산이나 낚시 등 외출을 하실 땐 라디오를 꼭 챙겨가셨으며, 동생을 데리고 사직구장이나 마산구장을 자주 찾으셨다. 내동생이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 한번은 아버지와 사직구장에서 경기를 한참 보고 있는데 누가 불러 뒤를 돌아보니 삼촌이셨단다. 그 넓은 좌석 중에 내동생과 아버지 자리 두번째 뒷좌석이 바로 삼촌이셨던거다. 그래서 내동생은 기념으로 야구공을 하나 선물 받아왔다. 이제는 연세도 있으시고 거기다 롯데가 몇년동안 성적이 좋지도 못하다 보니 예전만큼 아버지도 열정적이시지 않다. 그래도 여전히 집에서 중계는 챙겨보시는데, 올해는 집에 내려갈 때마다 그 옆에 앉아서 아버지와 함께 경기를 본다. 그리고 룰에 대해서도 물어보고 선수들에 대해서도 물어보면 아버지도 굉장히 즐겁게 이것저것 가르쳐 주신다. 20살이 훌쩍 넘은 딸과 아버지가 같이 앉아 즐기고 나눌수 있는 그 시간, 그 분위기가 요즘 참 좋다!

생각해보니 나도 어렸을 때 아버지와 야구장을 간 적이 있다. 마산구장에서 치킨을 먹으면서 놀다왔다. 그 때는 야구에 관심이 없었을 때라 경기를 보지 않았지만, 그래도 재밌게 시간을 보냈다. 어린 마음에 처음 본 롯데 팬들의 응원이 정말 인상깊었겠지. 그래서 롯데가 패한 것 말고는 자세히 기억나지 않지만 여하튼 재밌었고 즐거웠던 이미지는 여전히 남아있다. 그러고 보니 올해 야구장에 꼭 가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아직 가질 못했네. 롯데가 플레이오프 올라가면 표도 구하기 어려울텐데 미리 다녀 와야겠다!

롯데처럼 성적이 좋지 않아도 야구장을 꾸준히 찾는 팬을 많이 가진 팀을 찾기가 힘들 것이다. 또 그만큼 응원문화도 참 독특하다. 저렴하게 신문지를 찢어 흔들고, 나눠주는 주황색 비닐 쓰레기봉투를 머리에 쓴다. 그리고 가르시아 선수가 나오면 '가르시아 쏭'을, 강민호 선수가 나오면 '넌 네게 반했어'를 개사한 노래를 부른다. 상대팀이 출루한 롯데 선수를 견제하면 "마!"를 외치고, 파울볼 등 객석에 떨어진 공을 어른이 주우면 "아줘라"를 외친다. 대량득점이나 역전, 혹은 승리의 순간에는 '부산갈매기'를 부른다. 캐스터들이 항상 그런다. 부산구장은 공짜 노래방이라고.

올해 롯데는 정말 예전과 다른 모습이다. 롯데는 항상 끝이 안 좋았다. 시즌 초반 선두권이었다가도 5,6월이 되면 하위권으로 추락하고, 한 경기 내에서도 이기고 있다가 마무리가 안되어 결국 역전패를 당하곤 했다. 하지만 올해는, 벌써 8월을 눈 앞에 두고 있는데 아직이라는 거! 잠시 주춤하여 순위가 추락하는 듯 하다가 오늘 3연승을 해서 4위를 유지하고 있다.

♡잔뜩 기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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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 20%가 부족해..ㅠ_ㅠ  이야기를 풀어나가 게 기대에 못 미쳐 엔딩크레딧까지 다 보고 극장을 나서는데 너무 아쉽고 서운하고 그랬다. 하지만 김지운 감독의 화려하고 감각적인 영상과 음악, 액션은 시원하고 통쾌하고 아름답기까지 하다.





다시는 우리나라에 송강호 같은 배우는 없을 것이다! 어떻게 그렇게 천진난만한 표정을 지으며 해학적인 연기를 할 수 있을까. 창이파와 삼국파, 일본군을 몰고 다닐 수 있는 것도 아마도 그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

이병헌은 정말이지 태생이 원래 나쁜 놈 같았다. 어찌나 악독 악랄한 연기를 자연스럽게 하는지 그 눈매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악역이 정말 잘 어울렸다!

정우성은 간지(이 단어 말고는 설명할 말이 없다;;)가 너무 흘러넘쳐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을 정도다. 말 그대로 걸어다니는 화보였다. 그의 연기력을 격하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라 등장만으로 너무 후광이 강해서..;; 들리는 얘기론 현장에서 촬영하는 동안 정우성을 비중을 의도적으로 많이 줄이고 신경을 덜 썼다는데 공들여 찍었다면 정말 대단했을 것 같다. -_-b 이병헌도 그렇고 정우성은 평소엔 배우로서 별 호감을 가지지 못하는데 출연하는 영화를 보고나면 언제나 반하게 되는 참 별난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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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관심있어. 2008. 7. 20. 20:32


『사랑이란 '좋아하는 사람이 스스로를 위해 선택한 일이라면 무엇이나,

  그것이 자신의 마음에 들건 안들건 허용할 줄 아는 능력과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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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어라.

관심있어. 2008. 7. 20. 20:12



『슬플 때 울지 않으면 다른 장기가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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