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정말 너무너무 사랑스럽다! 잠이 들려는 찰나, 아침에 깨었을 때 영화를 보며 느꼈던 그 사랑스러움을 잊으면 어떡하나 걱정될 정도로;; 심한 강박증이 있으며 남들에게 좋은 소리 절대 안하고 상처가 될 말만 골라하며 자기 감정 드러내지 않으려 겉만 번지르하게 빙빙 둘러 말하고 심술 띈 얼굴로 환하게 웃는 잭 니콜슨 옹도 무지 귀엽다 >_< 거기다 잠시 맡겨져 잭 니콜슨을 따라 금을 피해 슬금슬금 걸으며 이쁨을 받기 시작하고 급기야 사람을 변하게 만드는 귀여운 강아지 버델 요뇨속도 증말 귀엽다 >_< 이 영화를 보고 있으면 따뜻한 기운이 느껴지는게 사람을 참 행복하게 만든다!




- 기억난다! 1997년도면 내가 한참 '타이타닉'에 빠져있던 때였다. '타이타닉'이 거의 모든 아카데미상을 휩쓸었는데 놓친게 딱 두게 이었니 그게 바로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이었으며, 그 주인공은 바로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의 잭 니콜슨과 헬렌 헌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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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의 피조물.

영화. 2007. 6. 4. 17:30


1학년 때 들었던 심리학개론 수업 중 영화 속 주인공들의 심리적 장애에 대해 분석하는 과제가 있었다. 그 때 난 '처음 만나는 자유'의 주인공들에 대해 썼는데, '천상의 피조물'을 보는 동안 그당시 이 영화를 알고 있었다면 주저없이 이 영화를 선택했을 거라는 아쉬움을 느꼈다. 뭐, 심리학에 대해 아는게 별로 없는 초심자였을 내가 보기에 특별히 강박장애라든지 불안장애와 같이 쉽게 콕 꼬집어 낼 수 있는 심리장애는 없었을 것 같다. 하지만 에너지 넘치고 자유로운 줄리엣과 조용했지만 몽상가적 기질이 있던 폴린이 만나 서로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던 모습이 마치 활활활 제몸을 태우는 불꽃으로 보일 정도였다.

 폴린은 정말 무서웠다;; 처음에는 그저 친구가 별로없던 조용했던 아이가 점점 밝아지는 듯 하다가 자신과 줄리엣의 공동 창작물인 망상 속 세계를 현실과 연결시킨다. 그리고 줄리엣과의 사이를 방해하는 엄마에게 분노와 적대감이 가득찬 눈을 보이는데 정말 장난아니다! 음, 아무래도 그런 비극적 결말은 맺게 된 원인에는 우선 그 둘을 전혀 받아들인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던 1950년대라는 시대적 배경도 한 몫하는 것 같다. 하지만 사실 폴린 엄마의 경우, 약간 부족한 점이 없진 않았지만 딸을 지극히 생각했던 좋은 엄마아기도 했다. 문제는 여하튼 그 둘이 만나서 친구가 되었다는 것에서 시작한다. 줄리엣은 완벽해 보이는 가정에서 보석처럼 자랐지만 왠지 모를 아이러니함을, 폴린은 자기 눈에 너무나 이상적인 줄리엣의 가정 속에 편입되고 싶었던 마음을 그렇게 환상 속에서 풀어나갔다.

실화라며? 그리고 줄리엣은 지금 커서 유명한 추리소설 작가가 되어있다며? 세상 일이란. 평화로운 도시의 광경에 뒤이어 피칠갑을 하고 소리 지르며 달려왔던 그 아이들의 모습에 온 몸이 경직되었던 오프닝을 시작으로, 사춘기인 그 때가 이해가 될 듯도 하면서 그래도 이건 뭔가 좀..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 참 오묘한 감정을 맛 보았던 99분이었다. 

 

- '프라이트너', '반지의 제왕', '킹콩' 외의 피터 잭슨 영화는 처음이었다. 블록버스터의 극치를 보여주던 그의 영화만 보다가 '천상의 피조물'을 보니 다른 의미로 충격적이었고 신선했다. 피터 잭슨의 좀비영화 '데드 얼라이브'가 심하게 보고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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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영화. 2007. 6. 1. 15:43


보고난 뒤 딱 드는 생각은 신애의 마음을 이해하기엔 지금의 난 너무 어리고 가슴쓰린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

- 많은 사람들이 기독교에 대한 이 영화의 시선을 못마땅하게 생각하거나, 혹은 깊은 공감을 했다고 하는데 난 그냥 그런 것 같다. 그저 현실의 아픔에서 도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신애는 신을 찾았고, 그래서 구원이라는 수렁에 자신을 억지로 밀어넣었다가 그 세계가 허물어지자 같이 무너졌다는 것. 확실히 느낀 건 (전인류에 대한) '용서'란 정말 인간의 영역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 전도연의 연기야 뭐 두말할 것도 없지만 난 송강호의 캐릭터가 참 공감갔다. 관심이 있는 여인의 주위를 맴돌며 끝없는 호의를 베풀고 지극정성이긴 하지만 그녀의 감정변화나 이런 것들을 세세하게 파악하지 못하는 그런 평범한 남자의 모습이랄까.

- 아, 또 그리고 절실히 느낀 것! 마음의 상처를 입게 된다면 주저말고 정신과 상담 또는 심리 상담을 받아야 한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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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앗,, 문제는 영화를 본지 일주일 쯤 지났는데, 별로 기억에 남는 장면이 없다는 거지;; 흰게가 블랙펄호를 움직이게 하는 장면과 작은 사이즈의 잭 스패로우가 등장하여 갈등을 부추기는 장면 정도?

세시간에 육박하는 긴 시간에도 불구하고 집어넣으려는 내용이 너무 많아 산만한 덕택에 집중하기가 어려웠다. 난 역시 잭 스패로우의 단독주연작품인 1편이 제일 좋아!



- 쿠키를 놓치고 나와버린 실수를 하다니!

- '캐리비안의 해적' 전만 해도 조니 뎁의 팬층은 약간 마이너틱한 소수의 마니아가 주를 이루어 혼자 좋아하던 재미 내지 우월감이랄까, 그런 맛이 있었는데 요즘은 너무 대중화되어 조금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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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자들의 도시.

책. 2007. 5. 19. 20:15

우선 정말 재미있다! 첫장을 넘긴 순간부터 이틀동안 내내 손에서 책을 놓기 싫어 들고 다닐 정도였다. 한동안 습관이 안들어 차분히 앉아서 책읽는 게 힘들었던 나였던지라 오랜만의 즐거운 독서가 정말 좋았다. 그리고 무서웠다. 아우,, 책을 읽으면서 그 속의 가상 세계가 이렇게 실감나게 느꼈졌던 적이 있었던가. 등장인물이 처한 상황을 읽는것 자체로도 너무 두려웠고 내가 그 세상에 속한다는 상상은 너무 끔찍해서 하기도 싫을 정도였다.


하지만 여느 소설처럼 쉽게 읽히는 편은 아니다. 우선 마침표와 쉼표를 제외한 어떤 부호도 사용되지 않아서 특히 대화가 나올라치면 대화의 주체가 헷갈린다. 그리고 중간중간 작가가 던지는 한마디 한마디도 쉬운 내용이 아니었다. 그런데 문제는 다음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서 책장을 빨리 넘기게 된다는 거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꼭 다시 꼼꼼이 읽으리라는 다짐을 했다. 그래서인지 그저 그런 공포소설과는 한 끝발 차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건지도 모르고.

혼자 뒷이야기를 상상해본다. 하나, 다시 볼 수 있게 된 사람들이 과거의 동물같았던 생활들을 모두 마치 없었던 일처럼 함구하는 게 불문율이 된 세상. 그래서 그 동안의 역사는 유럽 중세시대의 암흑기처럼 되었을지도. 둘, 처음 정신병원에 수용되었던 사람들이 당해야했던 일들이 재조명되어 정부의 무책임이, 그리고 인간의 비이성이 거론되는 사회가 되는 새로운 세상.

끝말. 내 마음대로 의사의 아내를 아름다운 여인이라 상상했다. 아니, 성모마리아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의사의 아내는 정말 마지막에 눈이 멀어버린 걸까, 아니면..






왜 우리가 눈이 멀게 된 거죠. 모르겠어. 언젠가는 알게 되겠지.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싶어요. 응, 알고 싶어. 나는 우리가 눈이 멀었다가 다시 보게 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나는 우리가 처음부터 눈이 멀었고, 지금도 눈이 멀었다고 생각해요. 눈은 멀었지만 본다는 건가. 볼 수는 있지만 보지 않는 눈먼 사람들이라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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