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

Ⅰ. 사랑결핍

Ⅱ. 속물근성

Ⅲ. 기대

Ⅳ. 능력주의

Ⅴ. 불확실성



해법

Ⅰ. 철학

Ⅱ. 예술

Ⅲ. 정치

Ⅳ. 기독교

Ⅴ. 보헤미아






모두 다 구구절절 맞는 말들, 그래서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특히 '원인'은 책 한장한장
 넘길 때마다 날카로운 칼날로 마음을 후벼파듯 정곡을 찌른다.


해법은 어찌보면 간단하다.
타인의 시선에 얽매이지 않고 내면의 진정한 자기 모습을 살피고
다른 세속적인 매개체 없이 자신을 얼마나 사랑할 수 있느냐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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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나이트.

영화. 2008. 9. 16. 01:03


극장에서의 세번째 관람. 비관적이고 묵시론적인 영화 분위기에 취해, 조커의 광기가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까지 잠식해 버릴지 모른다는 생각까지 했다. 역시나 이번에도 음악은 흘려들을 수 없었다. DVD 출시되면 꼭 사리라!





배트맨, 그리고 블루스 웨인.




하비 덴트, 그리고 레이첼 도스.




배트맨의 영원한, 그리고 든든한 지원자.




제임스 고든 반장.





그리고 조커. 철창에 갇힌 채 고든의 승진을 축하하며 박수칠 때, 철창을 빠져나와 경찰차를 타고 달리며 창문 밖으로 머리를 내밀고 머리카락을 흩날릴 때, 간호사복을 입고 병원을 폭파시키며 뒤뚱뒤뚱 걸을 때, 거꾸로 흔들흔들 매달려 배트맨에게 하비 덴트에 대한 계획을 얘기할 때.. 그 장면 하나하나에 정말 미치는 줄 알았다.

젠장, 차라리 당신을 잊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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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한 게 없어.

혼잣말. 2008. 9. 16. 00:41


난, 살면서 경험하게 되는 주위의 많은 자극들을 거르지 않고 그저 받아들인다. 좋으면 좋은대로, 나쁘면 나쁜대로.

사람과의 만남에 있어서도 내가 지켜보면서 앞으로 그럴 것이라 예상했던 것과 다른 행동을 그 사람이 보이더라도(설령 그게 좋지 않은 모습이더라도) 그 사람의 본래 모습 중 하나일 뿐이라고, 그 모습을 단지 늦게 본 것일 뿐일라고 여기며 큰 의미를 두지 않고 넘긴다. 그러고보니 인간관계에 있어 개선에 대한 의지가 많지도 않다. 어떤 사람과의 관계를 위해 나 또는 상대가 특별한 행동을 하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 또는 생각을 고쳐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 때가 있다. 특별한 행동을 하지 않고도 잘 맞는다면 정말 좋은 만남이고, 앞에서 언급한 그런 대가를 치루고서라도 만나고 싶거나 만나야 한다면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거고.

하다못해 어렸을 때부터 공부도 그저 교과서의 내용을 한페이지 한페이지 받아들일 뿐이었다. 성적이 우수했음에도 학습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는 '의문'이란 것 자체를 가져본 적이 별로 없다.

그리고 상황적응력이 참 빠르다. 아니, 포기가 빠르다는게 더 알맞을지도. 학업이나 진로에 관한 문제든 인간관계의 문제든 노력을 했는데도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거나 어떤 일에 실망을 하게 되더라도 잠시 슬픔과 절망을 느낄 뿐 얼른 털어버린다. 이미 나온 그 결과를 지금 내가 바꾸지 못한다면 그걸로 끝이라는 생각에서. 그래서 남들 다하는 후회도 절대 하지 않는다. 어쩌면 후회하는 순간 내 자신이 더 구차해진다는 생각에 의도적으로 그런걸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좋은 점도 있다. 좋지 않은 상황이 닥칙도 해도 상념은 잠시, 빨리 그 상황을 받아들이고 좋게좋게 만들어보려고 나름 노력한다.

여튼 그래서인지 난 반응이 별로 없다. 사람들과 사소한 대화에서도,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일에서도 '아, 그렇구나' '아, 그래서 그렇구나'라며 그저 새로울 것 없이 일어날 만한 일이 일어난 것 뿐이라는 그런 생각으로 내 자신이 의식할 새도 없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버린다. 그래서 내 앞에 누군가 서서 내 반응을 기다리며 살피고 있는 상황이 오면 어떻게 대처를 해줘야 할지 난감한 경우도 적지 않다.




요 며칠 간 생각을 좀 해봤는데.. '간절함'의 결핍에서 온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간.절.함. 난 이게 하고 싶어, 난 이거 아니면 안돼, 난 이걸 배우고 싶어, 난 이 공부가 하고 싶어, 난 꼭 이 걸 이루고 말거야, 난 이게 너무너무 갖고 싶어, 난 이걸 꼭 가져야 해, 난 이 사람과 꼭 친해야 해, 난 이 사람과 절대 멀어져선 안돼,,


내 인생을 통틀어 한번이라도 간절함을 경험한 적 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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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에서 새벽까지.

영화. 2008. 9. 12. 12:31
 

1. 채널을 돌리다 딱 걸리면 언제나 끝까지 다시 보게 되는 영화 중 한편이다. 진정한 B급 영화의 참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할까!



2. 영화 내내 조지 클루니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존재 그 자체로, 섹시함이 아주 그냥 흘러넘치신다.






3. 이 영화를 다 보고나니 갑자기 보고 싶어졌다. 희화화되지도 않고 괴물처럼 너무 흉측하지도 않으면서, 냉정하고 조금의 자비도 베풀지 않음에도 우아하고 기품있는, 그리고 무엇보다 섹시한 드라큘라나 흡혈귀가 등장하는 영화가. 당장 기억나는 드라큘라로는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의 레스타트 역 톰 크루즈가 있긴 한데, 그래도 뭔가 2%가 부족한 느낌.. 정말 완벽한 뱀파이어가 등장하는 영화로 무엇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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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진짜, 메릴 스트립 완전 최고다! ㅠ_ㅠb  '맘마미아'에서의 활기차고 수다스러운 아줌마는 어디 가고, 냉철하고 냉혹한 커리어우먼이 내 앞에 나타났는지. 미란다가 낮고 작지만 카리스마 있는 목소리로 연단에 서서 연설을 시작할 때 숨이 멎는 줄 알았다. 손톱 만큼도 호감을 가질 수 없는 캐릭터 임에도 단지 메릴 스트립이 연기 했다는 이유만으로도 무한한 애정을 가질 수 있다.

2. 많은 사람들이 화려한 패션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하던데 난 명품을 좋아하지 않다보니..아니, 관심이 없다보니 그런 재미가 크게 와닿지 않았다. 앤 헤더웨이 의상과 악세사리가 달라질 때도 그저 이쁜 옷으로 갈아입었네 하는 정도;;

3. 앤디의 남자친구와 다른 친구도 그렇고 사이먼 베이커가 맡은 역도 그렇고, 다들 하나같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앤디가 화려한 패션계를 맹목적으로 좇는 것도 아니고, 비록 기자가 꿈이었다 해도 지원서를 보고 받아준 곳이 런웨이이었을 뿐이었으며, 동기야 어떻든 비서로서 인정받기 위한 과정의 일부분이었다. 사람은 환경과 상황에 따라 누구나 변하기 마련이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고 더 성장하기 위해 그 변화를 받아들여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고, 그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좇던 것을 도중에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그 선택은 자기 자신이 하는 거다. 그 사람의 신념에 달린 일이다. 단지 그것을 허세라고, 허영일 뿐이라고 단정하고 비난할 수 있는 걸까. 그리고 설사 허세고 허영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얻기 지불해야 할 대가가 있을 터, 그것까지 그 자신이 치루면 되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앤디의 친구들이 친구들 그 자신의 신념을 앤디에게 강요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앤디는 돌아올 것이었는데 말이다.

4. 누구나 예상가능한 결말이라 김이 좀 빠지긴 했지만, 앤디의 인사에 그 어떤 미동도 하지 않고 차에 올라탄 미란다가 차문을 닫고 잠깐이지만 살며시 입꼬리를 올리던 엔딩 장면에선 왠지 미란다의 생각이 읽히는 것 같아서 소름이 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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